[차이나 트렌드] 퀘스트 깨고 코인으로 쇼핑까지…中 상하이, 체험 소비로 지갑 연다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화려한 네온사인, 신비로운 음향 효과…극장형 상업 복합시설인 상하이시 민항(閔行)구의 눠와청(諾瓦城·NovaArk)에 들어서자 마치 영화 촬영장에 있는 듯하다. 특히 눠와청에는 연기, 퀘스트,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2만㎡ 이상의 핵심 쇼핑 구역이 마련돼 있다.
지난 5일 상하이 난징루(南京路) 보행자거리의 한 아트토이 상점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이곳에서라면 소비자는 언제든 ‘극 중 인물’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입구 데스크 앞에서 전용 안내 카드는 물론 소속 진영을 상징하는 손목 밴드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오늘의 캐스팅 명단’이 표시된 대형 인터랙티브 스크린을 보고 원하는 캐릭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를 선택한 후 쇼핑몰 내 전용 스타일링존으로 가면 드레스, 화관 등 각종 의상과 소품을 고를 수 있다.
단장을 마친 후 거대한 무경계 몰입형 극장에 들어서면 더 신비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32명의 전문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가 곳곳에 배치돼 4가지 스토리라인과 30분 간격으로 편성된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방 탈출 게임, 서바이벌 게임은 물론 각 소매판매점이 하나의 방대한 서사 구조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상하이시 민항(閔行)구의 눠와청(諾瓦城·NovaArk). (사진=신화통신 제공)
거리 구역에 들어서면 게임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의 NPC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는 플레이어에게 ‘만남의 선물’을 건네며 퀘스트를 속삭인다. 단서를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NPC가 나타나고, 이들은 플레이어를 또 다른 구역으로 이끈다.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뛰어난 상황 대처능력까지 갖춘 이들 NPC는 체험의 진입장벽은 낮추고 몰입감은 높여준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도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스토리 속에 녹아들 수 있는 이유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수소문하며 퀘스트를 마치면 NPC에게 보상으로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이 쇼핑몰에서 코인은 단순한 게임 아이템이 아니라 실제 소비에 사용할 수 있는 ‘실물 화폐’로 통한다. 퀘스트 완료부터 보상 획득, 오프라인 매장 소비까지 쇼핑, 오락, 수수께끼 요소가 이곳에서 흥미로운 비즈니스 폐쇄루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전에는 쇼핑하러 쇼핑몰에 갔다면 요즘은 재밌다고 입소문 난 쇼핑몰을 일부러 찾아 가요.”
소비자 천(陳) 씨는 “쇼핑은 휴대전화로도 언제든 할 수 있다”면서 “NPC와 열연을 펼치고 또 다른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추억’이야말로 밖으로 나와서 돈을 쓰는 진짜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체험 경제 발전 보고(2025)’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체험 경제 시장의 규모는 18조4천억 위안(약 4천66조4천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중국의 서비스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 상품 소매판매를 훨씬 웃도는 증가율이다.
차오이샤(曹禕遐) 상하이 사회과학원 응용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자가 물건을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스토리에 참여하러 갈 때 의사결정 논리가 달라진다”고 짚었다. 이어 “소비는 체험을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체험 자체가 곧 소비의 가치를 구성한다”면서 “이처럼 정서적 가치 기반의 소비를 통해 충성도와 가격 프리미엄을 더 쉽게 형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