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에 온열질환 비상…고령층 사망 위험 커졌다

5월임에도 전국 곳곳에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6.05.18) / 사진 = AI생성 이미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5월임에도 전국 곳곳에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운영 중인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해 15~16일 이틀 동안 전국에서 총 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5일에는 8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이번 사례는 질병청이 전국 516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과 함께 온열질환 감시를 시작한 이후 가장 이른 시기의 사망 사례로 기록됐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일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대표적이다.

고온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두통과 피로감, 근육 경련, 어지럼증,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열탈진은 과도한 땀 배출로 체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한다. 피부가 차갑고 축축해지거나 창백해지고 무력감과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고 땀이 거의 나지 않으며 피부가 뜨겁고 건조한 상태라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되면서 발생하는 중증 질환으로, 심한 두통과 환각, 이상 행동, 의식 저하 등을 동반할 수 있으며 치사율도 높다.

열경련은 땀으로 인해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질 때 팔과 다리, 복부 등에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증상이며, 열실신은 더운 환경에서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의식을 잃는 현상이다.

질병청이 집계한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총 4460명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온열질환 사망자의 대부분은 열사병 환자였으며, 전체 사망자의 62.1%가 60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낮 시간대 외출을 줄이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며, 전해질 음료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면 술은 체온 상승을 유발하고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면 질식 위험이 있는 만큼 즉시 119에 신고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덕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령자와 야외 근로자뿐 아니라 어린이와 만성질환자 역시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온열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그늘 휴식 등 기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온열질환은 뇌의 체온 조절 기능이 고열로 손상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빠르게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쓰러진 환자를 무리하게 옮기다 2차 손상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의료진과 구조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