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원료난에 의료용품 가격 상승…정부 “수급 안정·사재기 단속 강화”

중동 전쟁 장기화로 플라스틱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사기와 투약병 등 일부 의료제품 가격이 최대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기_2026.03.27) / 사진 = 유토이미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플라스틱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사기와 투약병 등 일부 의료제품 가격이 최대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원료 공급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7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의료제품 수급 및 가격 동향과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온라인몰 등을 대상으로 주요 의료제품 가격 흐름을 점검한 결과 주사기·조제약 포장지·투약병·부항컵·소변주머니 등 5개 품목 가격이 최근 10~30% 수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주사기가 14.5~34.5%, 약 포장지는 12~20%, 투약병은 17~20% 정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플라스틱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 공급 불안에 따른 가수요가 가격 인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일부 투약병 제조업체는 지난달 초 가격을 30% 인상했지만 원료 수급이 안정되면서 이후 인상 폭을 20%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의료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의 원료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시장 가격이 자율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의약품과 의료기기 부족 상황을 이용해 공급을 제한하거나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업체가 확인될 경우 관계 부처와 함께 유통질서 확립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에도 주사기와 수액제 포장재, 약포장지, 투약병 생산 업체에 플라스틱 원료를 우선 공급한다. 수액제 포장재는 지난 3월 조치를 통해 약 3개월간 안정 공급이 가능하도록 대응했고, 주사기 생산업체 역시 현장 점검을 통해 수급 애로를 일부 해소한 상태다.

복지부는 최근 의료현장의 수급 상황이 다소 안정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주사기의 경우 제조 상위 10개 업체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평균 19.7%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하루 생산량은 464만개, 출고량은 434만개로 재고량은 총 4589만개 수준으로 파악됐다.

주사기 생산량 변화. (2026.05.07) / 사진 = 보건복지부 제공

약포장지와 투약병도 확보된 재고 원료와 추가 물량 확보를 통해 지난달 평시 이상의 생산량을 유지했으며, 이달에도 비슷한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폐기물봉투 수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의 일반의료폐기물 배출 주기를 기존 15일에서 30일로 한시 연장한다. 적용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대상 폐기물은 혈액이나 체액이 묻은 거즈·붕대·탈지면과 일회용 주사기, 수액세트 등이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은 폐기물이 가득 차기 전에 배출되는 사례가 많다”며 “플라스틱 원료 부족 상황에서 자원 절약 차원으로 시행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 우려가 크지 않다면 제도화 가능성도 관계 부처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주사기 매점매석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1차 점검에서는 32개 업체, 2차 점검에서는 34개 업체가 적발돼 고발과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또 주사기 과다 구매가 의심되는 의료기관 24곳에 대한 현장 점검도 진행 중이다.

품목별 조사대상 의료기관 총 재고량 현황. (2026.05.07) / 사진 =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는 혈액투석 의원 등 필수 의료기관의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사기 공급망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희귀질환자 등을 위한 비대면 의료물품 구매 지원도 시행 중이다.

아울러 의료제품 재고 현황과 일일 수급 동향을 지속 공개해 시장 불안 심리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3년간 환율 상승 흐름을 반영해 치료재료 환율 기준등급을 1300원대로 상향 조정했고, 중소 제조업체 지원을 위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도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