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망원경 대규모 우주관측자료 세계 최초 공개
타원 은하 NGC 4696과 그 주변 은하들의 모임인 센타우루스 자리 은하단의 KS4 영상. KS4의 넓은 시야각 덕분에 다수의 밀집된 은하단 환경과 밝은 중심 은하의 모습을 한 장의 영상에 손쉽게 담아냈다. (사진=천문연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박영기 기자 =우리나라 관측시설로 국내 연구진이 생성한 관측자료가 국제 데이터센터를 통해 전 세계 천문학자에게 공개됐다. 우리나라가 건설한 지상망원경으로 획득한 대규모 관측자료가 세계 연구자들에게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해 운영 중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남반구 하늘을 탐사 관측해 얻은 균일하고 깊은 영상 지도와 천체목록을 주요 국제 천문데이터 센터인 미국 NOIRLab의 아스트로 데이터 랩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천문데이터센터(CDS)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KMTNet의 공모 과제를 통해 'KS4' 탐사를 시작하여 2019년부터 600일 이상 관측을 수행했다.
천문연 KMTNet의 칠레(CTIO), 남아프리카(SAAO), 호주(SSO) 3개 망원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서울대가 개발한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과학적 품질의 데이터로 가공하고, 남반구 천체 2억개 이상의 목록과 과학적 연구에 바로 활용이 가능한 고품질 영상을 만들었다. 이번 국제 데이터센터 공개를 통해 전 세계 누구나 무료로 KS4 자료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해 운영 중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의 모습. (사진=천문연 제공)
연구팀은 지난 2017년 8월17일 중력파 검출기 라이고와 비르고가 중성자별 병합에서 발생한 중력파 'GW170817’를 검출했으며, 11시간 후 광학 대응체인 킬로노바가 발견돼 최초의 다중신호 천문학 관측에도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이렇게 새로운 돌발적으로 나타난 천체인 돌발천체를 수많은 기존 천체 속에서 식별하려면 이전 하늘을 찍은 영상이 필요한데, 남반구 하늘에는 균일하고 깊은 기준 영상이 없었다.
이에 KS4 탐사는 다음 중력파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시작됐다. 해당 관측자료들은 중력파 사건 발생 시 광학 대응체를 신속히 식별하기 위한 기준 영상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대표적인 남반구 하늘 탐사 프로젝트인 유럽우주기구(ESO)의 '가이아'와 호주가 주도한 '스카이맵퍼'는 넓은 하늘을 고르게 관측했지만, 비교적 밝은 천체만 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미국이 주도한 다른 탐사 프로젝트인 '델브(DELVE)'와 '레거시 서베이'는 더 어두운 천체까지 자세히 관측할 수 있지만, 관측된 영역이 들쭉날쭉해 일부 하늘은 비어 있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은하 면에 가까운 영역의 관측 영상. 우리 은하에 속한 수많은 별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그 사이로 배경에 은하와 다양한 천체들이 함께 보인다. (사진=천문연 제공)
이와 달리 KS4 관측자료는 밝기 한계가 중력파 광학 대응체와 같은 돌발천체를 찾기에 적절한 중간 수준(약 22~23.5등급)이면서도 하늘을 끊김 없이 균일하게 관측해 기존 탐사의 빈틈을 효과적으로 메워준다.
KS4가 활용한 필터는 기존 관측 천문학 연구에 많이 사용 되어온 B, V, R, 및 I 밴드다. 이러한 필터 조합의 관측자료를 제공하는 탐사 프로젝트는 KS4가 유일하다.
임명신 서울대 교수는 "지금까지 남반구 하늘의 대규모 광학 탐사는 미국, 호주, 유럽 기관이 주도해 왔는데, KS4는 우리나라의 KMTNet이라는 한국 자체 시설로 수행한 대규모 관측 탐사"라며 "이는 우리나라 천문우주 연구의 질적 성장을 상징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료 배포를 주도한 장서원 서울대 연구교수는 "대한민국이 건설한 지상망원경으로 획득한 대규모 관측자료가 이런 식으로 세계 연구자들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충욱 외계행성탐사센터장은 "실제로 본 관측자료가 감마선 폭발 및 중력파 사건의 광학 대응체 탐색에 활용된 바 있으며, 루빈천문대의 LSST 시대의 돌발 천체 연구에도 필수적인 참조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