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2년 만에 하락 전환…급매물 증가에 ‘강남불패’ 흔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2년여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이른바 ‘강남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급매물이 늘어나며 서울 전역으로 하락세가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최근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달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라 5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둔화됐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0.06%), 서초구(-0.02%), 송파구(-0.03%), 용산구(-0.01%)가 하락했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하락 전환한 것은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 만이다. 송파구는 지난해 3월 넷째 주 이후, 용산구는 2024년 3월 첫째 주 이후 처음 하락했다.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793건으로, 지난 1월(5만5420건)과 비교해 29.5% 증가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 한강벨트(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구)를 중심으로 매물 증가세가 뚜렷하다. 성동구는 1210건에서 2025건으로 67.3% 늘었고, 송파구는 3389건에서 5366건으로 58.3% 급증했다. △동작구 1220건→1873건(53.5%) △강동구 2516건→3800건(51%) △광진구 833건→1219건(46.3%) △성북구 1660건→2216건(38.4%) 등 외곽지역으로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다.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전용 84㎡)는 지난해 12월 42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38억원 매물이 나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전용 183㎡) 역시 최고가 128억원에서 최근 100억~110억원 수준으로 호가가 낮아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강남 일부 단지의 급매 증가만으로 서울 집값 하락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거래 위축 속에 호가만 조정되는 국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지역은 실수요 유입이 이어지며 상승폭을 키운 곳도 있다. 은평구는 0.07%에서 0.20%로, 양천구는 0.08%에서 0.15%로, 금천구는 0.01%에서 0.08%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은평구 DMC SK뷰(전용 84㎡)는 최근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 석좌교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대출 규제 강화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실수요가 많은 외곽 지역까지 하락이 확산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매수 관망세가 맞물리며 서울 주택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지만, 대세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