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억대서 42억으로 ‘뚝’…강남3구 집값 하락 전환 신호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2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온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와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늘면서 가격 조정 압력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주 기준 강남구(-0.06%), 서초구(-0.02%), 송파구(-0.03%), 용산구(-0.01%) 아파트 매매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약 100주 만에, 송파구는 47주, 용산구는 101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전고점 대비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매물 3건이 42억원에 가계약됐다. 기존 호가는 47억~48억원 수준이었으나 거래가 지연되자 5~6억원을 낮춰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59㎡는 41억5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45억5000만원) 대비 4억원가량 낮아졌다. 전용 84㎡ 역시 50억5000만~50억8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지난해 최고가(56억5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시행 이전에 매물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1주택자들 사이에서도 보유세 부담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가능성을 우려해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매수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중과 시행이 임박할수록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을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는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초구 매물은 한 달 전보다 28.1% 증가했다. 강남구는 21.4%, 송파구는 45.1%, 용산구는 29.6% 각각 늘었다.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가 나오면 2~3명이 동시에 문의해 거래로 이어진다”며 “직전 거래가보다 수억원 낮아진 점이 매수자에게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물 적체 상황에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며 “강남권으로 갈아타려는 한강벨트 실수요자의 매도 움직임이 더해질 경우 조정 흐름이 중상급지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