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필요…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아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에도 한미 관세합의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은 절차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로서는 한미 관세합의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대신해 무역법 122조 등 다른 법적 근거로 동일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상황 변화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해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공정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요구나 고정밀지도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팩트시트 범위 내에서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고, 쿠팡 관련 사안은 통상 문제와 분리해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세 환급 소송 가능성에 대해서는 “환급 신청은 미국 수입업자가 하게 된다”며 계약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양해각서(MOU)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행을 위한 플랫폼과 운영 주체를 만드는 법안인 만큼 절차대로 진행해달라”며 “미국도 이 과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 일괄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영향에 대해서는 “기존에 비관세였던 부분이 15%로 오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은 기존 관세에 15%가 추가되는 만큼 우리에게 유리한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협상이 성급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성급하지 않았다면 25% 관세가 계속 적용됐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다. 할 말은 하고 국익에 맞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세 체계 재편이라는 새로운 국면 속에서 정부의 통상 전략과 국회 입법 논의가 맞물리며 향후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