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변수 속 북미 매출 확대…IT·바이오가 성장 견인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고관세 정책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북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포함한 IT·전기전자와 제약·바이오 업종이 성장을 이끌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북미 매출을 별도 공시한 67개사와 이들 종속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북미 매출은 343조7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3년 26.4%에서 지난해 31%까지 꾸준히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분야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의 북미 매출은 1년 새 20% 이상 늘었고, 제약·바이오 업종은 두 배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 확대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관세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됐던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업계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북미 매출을 공개한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 없이 유지됐으며, 일부 부품사는 현지 생산 확대 효과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 미국 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고, 삼성전자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합산 북미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반면 건설·건자재, 2차전지, 운송,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북미 매출이 감소했다. 글로벌 투자 둔화와 수요 조정이 겹치며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관세 부담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을 갖춘 업종과 기업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확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