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새해 수출 청신호…관세 리스크 속 쏠림 완화 과제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새해 첫 달 한국 수출이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견인하는 가운데, 미국의 반도체 관세 가능성 등 통상 리스크 관리와 품목 쏠림 완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36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월 이후 동기간 기준 최대치다. 조업일수가 지난해와 같은 14.5일임을 감안하면 일평균 수출액도 25억1000만달러로 14.9% 늘었다. 월말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전체 수출이 지난해 1월(490억달러)을 웃돌고, 2022년 1월의 역대 최대치(554억달러) 경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출 증가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107억달러로 전년 대비 70.2% 급증했다. 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각각 17.6%, 47.6% 늘며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승용차(-10.8%)와 선박(-18.1%)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30.2%)과 미국(19.3%)으로의 수출이 모두 늘었고, 베트남·대만·홍콩 등 아시아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유럽연합과 일본은 각각 14.8%, 13.3%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의 중장기 전망도 밝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6% 확대된 9750억달러로 예상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AI 서버·추론 수요 확대로 39.4%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의 77.7%를 차지한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 급증 속에 생산 확대가 제한되며 고정가격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반도체 비중이 전체 수출의 30%에 육박하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업황 변동 시 수출 전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압박도 변수로 작용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환경에서 나오는 발언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정해진 방침과 원칙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극대화하는 한편, 통상 리스크 관리와 수출 구조 다변화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