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15억 이하 쏠림 심화…"거래는 늘고 가격은 갈라져"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량’과 ‘가격’이 엇갈리는 이중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 한도 영향으로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외곽 지역의 거래는 급증한 반면, 강남 등 핵심지는 거래가 줄어도 가격 상승과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책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373건, 12월에는 4555건으로 한 달 새 3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13억855만원에서 10억7733만원으로 하락했다. 거래량 증가에도 평균 가격이 낮아진 것은 고가 주택 거래가 줄고 중저가 단지 거래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3구와 용산구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11월 267건에서 12월 160건으로, 서초구는 227건에서 122건으로 줄었다. 송파구와 용산구 역시 각각 424건에서 278건, 106건에서 53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성동구는 같은 기간 65건에서 197건으로 3배 이상 늘었고, 노원구도 232건에서 49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영등포·동대문·강동·동작구 등 한강변과 외곽 지역도 거래가 크게 늘었다.

중저가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15억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키 맞추기’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 중 15억원 이하 비중은 82.3%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책 시행 직전인 10월(73.4%)보다 8.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강남3구와 용산 등 핵심 지역은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48% 올랐는데, 강남·서초·송파·용산은 모두 이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목동과 여의도 재건축 단지가 위치한 양천·영등포, 성동구도 2%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행 대출 규제가 유지될 경우 이러한 시장 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거래량은 15억원 이하 중저가 시장으로 계속 유입되는 반면, 핵심 입지는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고가 경신이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 시장의 이중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