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도 수도권 상급지로 쏠림…분당·수지·과천 집값 서울보다 더 올랐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으로 묶인 경기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히려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역과 경기 다수 지역에 ‘3중 규제’가 적용되면서 매매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됐고, 그 과정에서 상급지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15 대책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올해 1월 둘째 주까지 11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05% 올랐지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12개 지역의 상승률은 경기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가운데 8개 지역은 서울 평균 상승률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남시 분당구로 11주간 4.68% 올랐다. 뒤를 이어 용인시 수지구 4.38%, 과천시 3.82%, 광명시 3.61%, 하남시 3.12%, 안양시 동안구 2.99%, 의왕시 2.47%, 수원시 영통구 2.19% 순으로 상승했다. 특히 분당구와 수지구는 서울 송파구(4.00%)는 물론 강남구(2.08%), 서초구(2.57%), 용산구(3.29%), 성동구(3.58%)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강도 높은 규제 환경 속에서 실수요자들이 보유 주택 수를 늘리기보다 입지와 상품성이 검증된 지역을 선택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결과로 보고 있다. 대출과 세금 규제가 광범위하게 적용되자, 자금 여건 내에서 가치 보존이 가능한 상급지에 수요가 몰리며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거래 지표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직방이 2025년 경기도 아파트 실거래가를 가격대별로 분석한 결과, 분기가 지날수록 고가 단지에서 신고가 비중이 높아졌다. 6억원 이하 신고가 비중은 줄어든 반면, 9억 초과~12억 이하와 12억 초과~15억 이하 구간에서는 신고가 비중과 거래량이 모두 증가했다. 이는 규제 이후에도 고가 상급지를 중심으로 한 선택적 매수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른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자신의 자금력 범위 내에서 ‘확실한 한 채’를 선택하는 경향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직방 김은선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 우려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인식이 맞물리며, 상급지 중심의 선택적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