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래 성장동력 육성 위해 혁신·기술 역량 강화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자체 개발 칩 출시부터 글로벌 혁신 순위 급상승에 이르기까지, 홍콩이 지난 1년간 혁신·기술(I&T) 분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며 기존 경제 축과 나란히 새로운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홍콩은 지난해 11월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 구조인 리스크파이브(RISC-V)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의 데이터센터 관리용 프로세서인 ‘라이언록(Lion Rock) 칩’을 공개했다. 홍콩의 상징적인 산 이름을 딴 이 칩은 현지 투자사 풀비전캐피털(Full Vision Capital)의 인큐베이팅을 거쳐 탄생했다. 이는 홍콩의 반도체 산업 도전에서 이정표로 평가된다.

라이언록 칩은 스타파이브 테크놀로지(StarFive Technology)가 생산했으며, 창립 주주인 풀비전캐피털은 7년 전부터 리스크파이브 구조와 스타파이브에 투자해 왔다. 당시만 해도 해당 오픈 표준 기술은 주목받는 후원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이른 투자는 스타파이브에 선점 효과를 안겼지만, 반도체 개발은 여전히 고도의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는 분야다. 스타파이브의 쉬타오 최고경영자(CEO)는 “칩 설계와 제조는 복잡한 분업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작은 실수 하나가 치명적인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파이브는 테이프아웃(tape-out·설계 완료) 단계에 성공했으며, 쉬 CEO는 이를 엄격한 품질 관리와 팀 간 긴밀한 협업의 결과로 꼽았다.

풀비전캐피털의 앨런 찬 공동대표는 이번 성과가 홍콩의 문화적 유산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 기술 혁신가들의 회복력 있는 ‘라이언록 정신’이 혁신·기술 산업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라며 실용적이고 근면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조했다.

쉬 CEO는 홍콩이 반도체 개발에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자본과 지식 집약적인 칩 설계 분야는 국제적인 교육·금융 허브로서 장기적인 연구개발(R&D) 자금 조달이 가능한 홍콩의 위상과 잘 부합한다”고 말했다.

찬 대표 역시 보통법 체계, 낮은 세율, 강력한 지식재산권 보호가 결합돼 장기적이고 고위험 혁신에 필요한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투자 확대와 기업 유치 노력에 힘입어 홍콩의 혁신·기술 생태계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홍콩의 국내 연구개발 지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357억7천만 홍콩달러(약 46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1.13%로 상승했다.

정책적 지원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선전-홍콩-광저우 혁신 클러스터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고, 기술 집약형 허타오 홍콩 파크는 지난해 12월 공식 출범해 60개 이상 기업과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홍콩의 혁신·기술 강화 흐름은 중국의 기술 자립과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수립 권고안에 따르면 홍콩은 국제 혁신·기술 중심지로의 발전을 지원받게 된다.

또 지난해 12월 열린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2026년 주요 과제로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GBA)에 국제적 과학기술 혁신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이 명시됐다.

홍콩 정부 역시 이에 발맞추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최근 정책 연설에서 2026~2027년을 목표로 한 혁신·기술 산업 전용 기금 조성과 허타오 홍콩 파크 개발 가속화 등 기술을 통한 경제 성장 촉진 방안을 제시했다.

2026년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가운데, 홍콩은 한층 강화된 혁신·기술 전략으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폴 찬 홍콩 재무사장은 홍콩이 국가 발전 전략과 보다 적극적으로 연계할 것이라며, 금융과 혁신·기술, 무역을 2026년 홍콩의 3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