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더 비싸진다”…기존 분양단지 몸값 재평가 확산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존 분양단지를 다시 바라보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신규 분양의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되는 기(旣)분양 단지가 대안으로 떠오르며 조기 완판과 거래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 서울에서 처음 청약을 받은 래미안 트리니원은 지난달 전 세대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230가구 모집에 5만4631명이 몰려 평균 237.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완판’에 성공했다. 앞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 역시 1순위 청약에서 76가구 모집에 2만4832명이 신청해 평균 326.7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정당계약 시작 8일 만에 전량 계약을 완료했다.
거래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222건으로 집계돼 2019년(2021건)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891건에서 2021년 267건으로 급감한 뒤 2022년에는 83건까지 떨어졌지만, 2023년 549건, 2024년 942건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 들어 1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주택 공급 감소로 신축 희소성이 커진 데다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며 기 분양단지의 분양·입주권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분양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1525만7000원으로, 3.3㎡당 환산 시 5043만6000원으로 처음 5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4년 6월 4190만4000원으로 4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불과 5개월 만에 5000만원 선을 상회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미분양 물량 감소 기대도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1월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4.7포인트 하락한 96.9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연구원은 “서울 핵심지역 집값 상승이 주변으로 확산되며 기존 미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되는 효과가 반영됐다”며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 수요가 일부 미분양 단지로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