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보다 수익성…건설사 수주 전략, ‘선별과 회수’로 전환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국내 건설업계가 외형 확장 중심의 수주 관행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한 선별 수주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고금리 기조, 공사비 급등이 겹치며 ‘많이 따는 장사’보다 ‘남기는 장사’가 핵심 경영 원칙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수주 규모보다 자금 회수 시점과 수익률 관리가 훨씬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했고, 저수익 사업은 과감히 참여를 포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대형사들이 단기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중장기 재무 건전성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대규모 주택·토목·플랜트 수주로 매출을 키우는 것이 경쟁력의 지표로 여겨졌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안정적인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특히 대형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정비사업 참여를 줄이고, 유동성과 이익률이 담보되는 사업만을 선별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정비사업 수주가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48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4% 증가한 규모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정비사업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수주액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업계는 이러한 성과가 곧바로 올해 전략의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전망도 신중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 수주가 전년 대비 4.0% 증가한 23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공부문 수주가 늘며 시장을 견인하겠지만, 민간 수주는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확장 재정 기조로 사회간접자본(SOC)과 공공주택 공급 예산을 확대했지만, 업계는 민간 주택 경기 회복 지연과 공사원가 상승 요인이 여전하다고 판단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무리한 경쟁을 자제하고, 자금 회수와 수익률이 불확실하면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 역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