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핵심지 분양 쏟아지지만…20억 분양가에 ‘현금 경쟁’ 불가피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2026년 서울 강남권 핵심 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 분양이 잇따라 예고되며 분양시장에 모처럼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서초·반포·방배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브랜드 대단지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높은 분양가와 자금 조달 여건을 고려할 때 실수요자 접근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6년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은 약 18만7000가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서울은 정비사업 비중이 90%를 웃돌며, 강남권에서는 ‘디에이치 클래스트’, ‘방배 포레스트 자이’, ‘방배 르엘’, ‘아크로 드 서초’ 등 대형 브랜드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입지와 상품성, 희소성을 모두 갖춘 이른바 ‘알짜 분양’으로 평가받는 곳들이다.
관건은 분양가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강남권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20억원 안팎이 유력하다.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 역시 전용 59㎡ 분양가가 18억~19억원대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도금 대출 제한과 잔금 시점의 대출 규제를 감안하면, 실제 청약에 나설 수 있는 수요층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고가 주택 분양은 사실상 현금 동원력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강남권 신규 분양은 청약통장 경쟁이 아니라 자금력 경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주택 실수요자보다는 다주택자, 자산가, 기존 주택을 처분한 갈아타기 수요가 주요 청약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 양극화 우려도 제기된다.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부담이 남아 있는 반면, 강남권 핵심 입지 분양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 단지는 ‘안전 자산’ 인식이 강해 시세 차익 기대가 반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고가 분양 위주의 구조에서는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주거 사다리 회복이라는 정책 목표와의 괴리를 해소할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