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자율성은 넓히고 책임은 강화한다…정부, 연구제도 전면 손질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부가 연구 현장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대신 연구비 부정 사용 등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연구제도 개선에 나선다. 특히 학생연구자의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위해 대학별 학생인건비 계정에 쌓여 있는 잔액을 실제 학생연구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19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19개 대학 산학협력단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향후 연구제도 혁신을 위한 주요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2026년 역대 최대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편성 기조에 맞춰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학생연구자의 연구 몰입 환경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학생인건비 계정에 과도하게 적립된 잔액을 활용해 학생연구자에게 실질적으로 지급하는 제도 방안이 논의됐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연구책임자가 학생연구자에게 적정한 인건비를 적시에 지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다 적립된 금액을 기관의 학생인건비 계정으로 이체하도록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올해 말 제도 시행을 앞두고, 지급 절차와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대학 측 의견을 청취했다.
연구비 사용의 자율성도 확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직접비(10% 이내)와 간접비를 사용 불가 항목을 제외하고 연구 목적에 맞게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단순 회의비 사용에도 과도한 증빙을 요구해온 관리 중심 관행을 개선해, 단순 비용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증빙만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행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자율성 확대와 함께 책임성 강화도 병행된다. 정부는 연구비 부정 사용 등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의 자유를 보장하는 만큼,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통해 사전 예방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대학 등 비영리기관에 일률적으로 적용돼 온 기술료 사용 기준도 손질된다. 기술료 수입의 15% 이상은 사업화 경비로 별도 계정에 관리하되, 나머지 85% 이하는 연구자와 성과 기여자 보상 등 기관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분배·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연구자가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자율성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연구제도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