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정원장 ‘계엄 직무유기’ 재판 개시…비상계엄 인지 후 미보고 쟁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하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이 18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이날 오전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 향후 심리 계획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당초 준비기일을 지난 15일로 지정했으나 일정 조정으로 한 차례 변경했다.
조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도 국회에 이를 보고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조 전 원장을 구속기소했다. 국가정보원법은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국정원장이 지체 없이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별도의 처벌 조항은 없어 특검은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또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정치인 체포에 나섰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국회에 알리지 않은 점 역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조 전 원장이 국회 정보위원들과 통화한 시점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조 전 원장은 국회에 국정원 폐쇄회로(CC)TV 자료를 선별 제출해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가정보원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은 홍 전 차장의 이른바 ‘체포조 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문제 삼은 행위 역시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에서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거짓 증언했다는 혐의가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이번 재판은 비상계엄 국면에서 국가정보기관 수장의 보고 의무와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첫 사법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공판에서 비상계엄 인지 시점과 보고 의무 이행 여부, 국회 제출 자료의 적정성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