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EU와 철강 쿼터·CBAM 이중규제 해소 논의…내년 ‘차세대 전략대화’ 출범 합의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유럽연합(EU)과의 고위급 협의를 통해 철강 수입규제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통상 압박 요인에 대한 해결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1일부터 2박 3일간 브뤼셀을 방문해 EU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하며 국내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 협의를 추진했다.
이번 방문은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공급망 재편 등 통상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EU의 전략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한국 기업이 EU 시장에서 겪는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측은 자유무역·시장경제라는 공동 가치에 기반해 국제 통상 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핵심 논의 중 하나는 EU가 2028년 세이프가드 종료 후 도입을 검토 중인 신규 철강수입규제(TRQ)다. 한국 측은 자동차·가전 등 EU 주요 산업에 고품질 철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온 점을 강조하며 한국산 철강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적용 배제 또는 △충분한 쿼터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U 측은 한국을 우선 협상대상국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쿼터 배분 과정에서 한국의 기여를 감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한국의 요구가 전달됐다. 한국 기업들은 헝가리·폴란드 등 유럽 내에서 배터리 생산 능력을 대규모로 구축해 EU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배터리 규정 후속 세부기준의 조속한 확정, 에너지 집약 산업에 배터리 분야 포함 등을 요청했다. EU 고위 인사들도 “유럽 배터리 공급망의 절반이 한국 기업에 의해 구축됐다”며 상호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CBAM 관련 논의도 집중됐다. 한국 측은 탄소가격이 이미 반영되는 국내 배출권거래제를 고려할 때 CBAM이 이중규제로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하위규정 발표 지연으로 인한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속한 규정 공개를 요청했다.
체코 원전 사업과 관련해 EU가 한수원에 대한 ‘외국 보조금 규정(FSR)’ 조사를 진행 중인 데 대해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며 명확한 우려를 전달했다. 한국 측은 한수원 수주가 투명한 경쟁 절차를 통해 이뤄졌으며 어떠한 보조금 지급도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양측은 기존 한–EU FTA 무역위원회를 확대한 ‘차세대 전략대화’를 내년 상반기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디지털·공급망·경제안보를 포괄하는 최상위 전략협의체로,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양측의 공동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의를 통해 EU의 철강규제·CBAM·FSR 등 주요 현안에서 우리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배터리·디지털·경제안보 협력을 구체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의 채널을 적극 활용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안정적 통상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