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성장률 1.8%로 상향…하지만 금리는 또 동결했다…환율·집값 불안 ‘발목’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올해 네 번째 동결이며,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었음에도 환율 불안과 부동산 시장 과열이 ‘금리 동결’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2월과 5월에도 인하했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 변동을 멈춘 상황이다.

당장 금리를 움직이기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재정 확대,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 글로벌 증시 투자 증가 등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정책 방향도 불확실해, 섣불리 금리를 인하할 경우 역전폭이 더 커지고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진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규제와 공급 정책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72% 올라 2020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씨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성장률 전망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기존 0.9%에서 1.0%로 올렸고, 내년 전망도 1.6%에서 1.8%로 높였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정부의 확장 재정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다만 내년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갈린다. 환율과 집값이 안정되면 인하 여지가 있다는 의견과,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만큼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환율 불안과 부동산 시장 과열이 한은의 손발을 묶어 놓은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2.1%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변동성,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이상기온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압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