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가방에 주렁주렁…中 Z세대 '백참' 트렌드, 새로운 개성의 표현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봉제인형에서 문화적 요소가 담긴 장신구, 애니메이션 관련 소품, 첨단 스마트 기기까지…가방을 장식하는 액세서리, 이른바 ‘백참(bag cham)’이 중국 젊은 층 사이에 새로운 패션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걸을 때마다 흔들거리는 이 ‘움직이는 상징물’은 개인의 취향과 감정을 조용히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상하이시 난징둥루(南京東路)에 위치한 미니소랜드(MINISO LAND) 플래그십 매장은 한쪽 벽 전체가 다양한 백참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 매장 매니저 장첸(張茜)은 백참이 아트토이 제품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와쿠쿠(Wakuku) 백참 등 일부 신제품은 출시 첫날 단일 매장에서만 수만 위안(1만 위안=약 201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백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더우(得物) 앱에 따르면 올 9월 걸이형 장신구, 이른바 ‘참’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0% 급증했으며, 관련 주문량도 127% 늘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小紅書∙RedNote)에선 ‘모든 것은 걸 수 있다(萬物皆可掛)’는 해시태그가 조회수 1억 뷰를 넘어섰다.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의 관광지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리(李) 씨는 올해 노점의 ‘참’ 장신구 판매량이 약 20%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 특색을 담은 백참이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기념품이라고 덧붙였다.

마오보(袤博·Mob Tech)가 발표한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젊은 소비자의 40.1% 이상이 구매 결정 시 감정적 가치와 개인적 흥미를 가장 우선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艾媒咨詢)의 장이(張毅)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작은 물건들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촉각적 위안도 가져와, 즉각적인 심리적 안정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류샤오빈(劉曉彬) 미니소 부총재이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백참은 젊은 세대가 감정 표현과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는 매개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올 들어 미니소는 1천200만 개 이상의 백참을 판매했다. 이는 전체 봉제제품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류 부총재는 소비자들이 질감과 공예적 완성도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색상이 선명하고 촉감이 부드러운 봉제용 플러시와 비닐 소재가 혼합된 인형 참이 인기를 끌면서 기업들도 디자인과 생산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화(張華) 둥관(東莞) 위훙(裕洪)전자테크 국내판매 책임자는 스마트 제조와 디지털 작업장을 도입하면서 이제는 50·100개 단위의 소량 생산도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생산 방식의 유연화로 소규모 맞춤형 ‘참’을 신속하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판매업체는 재고 부담이 줄고, 소비자는 더 넓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고 부연했다.

류 부총재는 중국의 강한 제조 역량과 공급사슬이 이러한 트렌드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단 3~7일이면 제품이 공급업체를 통해 매장 진열대에 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급사슬이 트렌드를 이어가는 힘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