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만 역행…車·철강 관세 타격, 반도체·바이오도 불확실성 확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주요 교역국 가운데 미국만은 관세 여파로 수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을 비롯해 관세가 부과된 품목부터 직격탄을 맞았으며, 반도체와 바이오 등 추가 관세가 예고된 분야 역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수치다. 무역수지는 95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년 만에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9대 주요 시장 가운데 대미 수출만 1.4% 줄어든 102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수출이 19억1000만 달러로 2.3% 감소했고, 철강은 2억 달러로 14.7% 급감했다. 일반기계 역시 8억3000만 달러로 2.1% 줄어드는 등 관세 부과 품목부터 감소세가 뚜렷하다. 현재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자동차·철강·알루미늄·구리·목재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까지 포함해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관세가 아직 부과되지 않은 전략 품목마저도 불안 요인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바이오, 항공우주 부품, 드론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으로, 향후 관세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대미 반도체 수출은 20.8% 증가한 10억8000만 달러, 바이오는 38% 늘어난 2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추가 관세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관세 불확실성과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전망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피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3조6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긴급 투입하고, 자동차·가전·철강·이차전지 등 국내 수요를 창출하는 방안과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전시회·수출상담회 확대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추가적인 대책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