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세 고공행진…서울·수도권 역대 최고치 기록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빠르게 확산하며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수도권 전체 역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을 기록해 2015년 12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도 130.1로 집계돼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경기는 129.2, 인천은 134.8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2.2%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57.4%보다 4.8%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아파트만 놓고 보더라도 월세 비중은 43.7%에서 46.8%로 확대됐다. 전세사기 사태와 더불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임대인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 27일 시행된 대출 규제도 전세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축소되면서 임차인들이 전세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월세 또는 반전세 계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수요가 늘었음에도 전세 매물 공급은 줄면서 월세 상승세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23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월세는 총 4만5천여 건에 달하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만1천여 건(47.2%)이 월세 100만원 이상이었다. 서울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매달 10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4분기 임대차 시장은 여전히 가격 상승 압력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정책 의지로 주택시장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전월세 시장의 상승 압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