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동료 부정수급 고발장에 개인정보 기재…정당행위 해당”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동료 직원의 초과근무수당 부정수급을 알게 된 근로자가 내부 문서에서 확인한 개인정보를 고발장에 기재해 제출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심이 모두 유죄로 본 사건에서 뒤집힌 판결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A씨 사건을 최근 파기환송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4월 동료 B씨가 초과근무수당을 부정수급한 사실을 알게 돼 이를 수사기관에 고발하려는 과정에서 사측이 발송한 ‘일반건강검진 대상자 변경완료 알림’ 문서에 적힌 개인정보를 고발장에 기재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고발 과정에서 고의가 없었고 형사사법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피고발인을 명확히 특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개인정보 제공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정당행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적시한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은 사측이 공람자로 지정한 통상적 문서 열람을 통해 알게 된 정보”라며 “이 개인정보는 고발대상자를 특정하고 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로,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수사기관이 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위험성도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판결은 공익적 목적에서 제기된 고발 과정에서 개인정보 활용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