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기업대출 9조↑…개인사업자대출은 4000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은행들의 대기업대출은 크게 늘어난 반면, 개인사업자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 부진 속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연체율이 오르자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대기업 위주로 대출을 확대한 결과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소호)대출 잔액은 325조175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461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158조3935억원에서 167조9179억원으로 9조5244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도 7조1794억원 늘었으나, 대기업대출 증가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은행들이 연체율 상승과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 때문에 위험가중치가 높은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대출보다 신용도와 담보력이 높은 대기업대출을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의 ‘최근 기업대출 상황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 1~7월 은행 대기업대출은 14조6000억원 늘어나 예년 평균 증가액(17조3000억원)의 85%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16조7000억원으로 과거 평균(41조2000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개인사업자대출은 1조8000억원 증가에 머물며 과거 평균(12조3000억원)의 14%에 불과했다.
다만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정책에 맞춰 은행들도 하반기 들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상반기 내내 감소세였으나 7월 6644억원, 8월 4227억원 증가하며 반등했고, 6월 2조1874억원 줄었던 중소기업대출도 7월 9348억원, 8월 2조8536억원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상반기에는 연체율 상승과 자본비율 관리 부담으로 대출 영업을 축소했지만, 하반기에는 자본비율 관리 여력이 커지면서 중소기업대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