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이탈 가속…청약통장 가입자 한 달 새 1만명 감소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 치열해진 청약 경쟁으로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자 젊은 층이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는 2636만63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1만8922명 줄어든 수치이며, 2022년 7월 최고치(2858만1171명)와 비교하면 221만명 이상 감소했다.
특히 30대의 청약통장 해지 건수는 지난해 76만좌로 전년보다 11만좌 늘었고, 20대 역시 같은 기간 82만좌로 31만좌 증가하며 청년층의 이탈이 뚜렷하다.
분양가 상승과 대출 규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전국 아파트 공급면적 ㎡당 평균 분양가는 59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5.11% 올랐다.
평당으로는 1974만2000원에 달하며, 서울은 ㎡당 1374만5000원, 평당 4543만원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시행된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자금 마련 부담이 커졌다.
청약 가점 인플레이션도 큰 부담이다. 지난 1월 서울 성동구 ‘오티에르 포레’ 전용 84㎡A 타입 당첨 최저 가점은 76점에 달했으며, 6월 강동구 ‘고덕강일 대성 베르힐’ 역시 71점이 당첨 최저 가점으로 기록됐다.
청약 가점 만점(84점)을 받으려면 부양가족 6명 이상, 무주택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15년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해 1~2인 가구가 대부분인 청년층은 사실상 당첨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청약통장 제도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입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를 연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하고, 금리 인상과 세액공제 확대, 미성년자 납입 인정기간 확대 등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청년·신혼부부가 청약에 당첨될 경우 최대 3억~4억원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청년주택드림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분양가와 치열한 경쟁 현실 속에서 청약통장이 젊은 세대에게 ‘사실상 당첨 불가능한 제도’로 인식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