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8조 발주 예정…“안정적 수익 확보가 생존 전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장기화된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중견 건설업계가 공공 공사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이 주도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이 주요 무대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공공 분양 확대를 추진하면서 발주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H는 하반기 8조원 규모의 공공주택 건설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이는 총 11조4000억원 규모의 공사·용역 예산 중 약 70%에 달한다. LH 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고양창릉 S-3·4블록 건설공사(4726억원) △8월 남양주왕숙 4공구 조성공사(2763억원) △9월 인천계양 A10블록 건설공사(2121억원) 등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발주가 예정돼 있다.
중견 건설사들은 공공 공사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계룡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조4026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72억원에서 801억원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원가율도 지난해 92.9%에서 89.65%로 낮아졌다. 계룡건설은 송파 창의혁신(2402억원)을 비롯해 △고양장항 5공구(828억원)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 5-1블록(2057억원) △중화역 2-5구역(1716억원) △수원 당수 C-3블록(1427억원) 등을 수주하며 안정적 실적을 확보했다.
금호건설도 상반기 매출 9992억원, 영업이익 219억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공공주택 분야에서 9641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며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금호건설은 의왕군포안산·남양주왕숙·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에서 사업권을 따냈고, 서울 연신내역 일대 공공주택 복합사업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민간 사업에서는 대형 건설사에 밀려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공공 공사가 유일한 돌파구”라며 “사업성이 낮더라도 미수금 발생 가능성이 적고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 물량이 확대되는 것은 중견 건설사들에게 다행”이라며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 부문 공사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