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인, KLPGA 48번째 도전만에 첫 정상…"남은 대회서 우승 한번 더"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신다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신다인은 31일 경기도 용인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적어낸 신다인은 동타를 이룬 유현조, 한빛나와 연장에 돌입했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신다인에게 행운이 따랐다.
티샷이 카트 도로 아스팔트에 떨어졌으나 도로 아래로 공이 계속 굴러간 뒤 러프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신다인은 버디를 기록하며 버디 퍼트에 성공한 유현조와 2차 연장에 들어갔다. 한빛나는 버디 기회를 놓쳐 탈락했다.
이어진 2차 연장(18번 홀·파5)에서는 신다인이 먼저 버디를 잡아냈다. 반면 버디 퍼트를 시도한 유현조가 파에 그치면서 신다인의 우승이 확정됐다.
지난 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한 신다인은 이번 대회 전까지 우승이 없었다. 개인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과 7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공동 14위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단독 1위에 올랐던 신다인은 이날 선두를 유지한 뒤 연장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투어 통산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경기 후 신다인은 "항상 이 순간을 꿈꾸면서 우승하면 무슨 말을 해야겠다고 많이 생각했는데 막상 하니까 아무 말도 생각이 안 난다"며 "그래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대회에서 아버지가 많이 걱정하셔서 잠을 잘 주무시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아버지가 잘 주무실 것 같아서 기쁘다"고 전했다.
1차 연장에서 누린 행운에 대해서는 "티샷하고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공이 굴러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행운이 올 수 있나 싶었다"며 "세컨드 샷도 나쁘지 않게 쳐서 하늘이 준 첫 우승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걸 놓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다인은 아마추어 시절인 2016년 국가대표로 활동한 촉망 받는 유망주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유해란, 지난 시즌 KLPGA 투어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박현경 등이 국가대표 동기다.
신다인은 "유해란, 박현경, 박민지 등 같이 연습했던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프로가 돼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걸 보고 솔직히 조금 힘들었다.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라며 고민도 많이 했고, 연습을 하면서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정규투어 48번째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신다인은 "예상보다 빨리 우승하게 됐다. 남은 대회에서 한 번 더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우승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올해 맥콜·모나 용평 오픈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던 유현조는 이번에도 시즌 첫 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 우승 없이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다.
통산 첫 승을 노린 한빛나는 이날 6언더파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연장에서 신다인에게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유지나와 조혜림, 임진영은 최종 11언더파 205타를 작성하며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통산 20번째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둔 박민지는 최종 10언더파 206타를 기록, 공동 7위로 마치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