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계단 100곳 무장애 길로“…오세훈 시장, 설치대상지 방문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서울시가 경사가 심한 고지대에 사는 고령자 등 보행약자를 위해 엘리베이터 등 '역 맞춤형 이동수단' 도입을 발표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설치대상지 중 한 곳인 중구 신당동 청구동마을마당을 찾았다.

이날 방문한 청구동마을마당은 청구동에서 남산자락숲길로 이어지는 남산 주변의 대표적 '인구 밀집 고지대'다. 

건물로 치면 11층 높이에 33도 이상 급경사의 214개 계단이 설치돼 있다.

현재 계단 이용객은 주당 2000여명으로 인근에 1200세대 규모 재개발도 진행 중이라 보행환경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 지형의 약 40%는 해발 40m 이상 구릉지로 형성돼 있으며, 서울시민 가운데 고령자나 장애인 등 이동 약자 비중은 4명 중 1명(28.3%)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시는 지난해 8월 누구나 고지대를 편하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지역 맞춤형 이동수단 설치계획'을 수립했고, 지난 6월 첫 대상지 5곳을 선정·발표했다. 

우선 설치대상지는 △광진구 중곡동 △강서구 화곡동 △관악구 봉천동 △종로구 숭인동 △중구 신당동이며, 내년 3월 착공해 내년 연말 완공이 목표다.

청구동마을마당에는 지역 여건에 맞춰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수직형 엘리베이터가 가동되면 주민 이동 편의는 물론 엘리베이터 상부가 남산자락숲길과 연결되면서 고령자, 유모차 및 휠체어 이용자 등 이동약자들도 도심 주거지에서 15분 내 남산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오 시장은 "지난 2월 중구 신년 인사회에서 주민들로부터 지역 숙원인 엘리베이터 설치요청을 접하고, 하루라도 빨리 시민 불편을 덜어 드리고자 신속하게 행정절차를 추진했다"며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특히 지역의 자랑인 남산을 불편 없이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진동·무소음 공법 도입 등 공사 전부터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공사 중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운동 삼아 계단을 이용하는 주민을 위해 기존계단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어르신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 누구도 일상에서 이동과 보행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차근차근 투자를 늘려가겠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어렵고 힘든 시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약자와의 동행 비전에 부합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올해 상반기 '지역 맞춤형 이동수단' 우선 설치대상지 5곳 선정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 10곳 추가 등 2030년까지 서울시내 가파른 경사 계단 100곳을 엘리베이터 등 무장애길로 바꾼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