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의경매 급증 '전년比 24% 늘어'…영끌족 이자 부담에 내몰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경매시장에서 이상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을 끌어 주택을 매수했던 이들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임의경매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의 임의경매 개시 신청 부동산은 18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10건)보다 24% 증가했다.

이 중 아파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은 1532건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임의경매 개시 신청이 3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건)보다 64% 늘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담보대출 원리금을 연체할 경우 금융기관이 법적 소송 없이도 바로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기간 임의경매 건수는 3만3035건으로, 전년 동기(2만7527건) 대비 20% 늘었다.

전문가들은 2020~2021년 집값 상승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이 고금리와 대출 규제에 직면하면서 상환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경매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주택들이 경매시장에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3만9874건으로, 2013년(14만8701건) 이후 1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