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배임·횡령 등 금융사고 이어져…李 정부서 특단대책 나오나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이재명 정부서 금융당국 조직 개편 이후 사고를 근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은행권에서 배임과 횡령 등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업계 자체적인 내부통제와 자정작용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금융 계 전문가들의 경고가 크게 다가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부동산 대출 관련 외부인에 의한 사기 발생 사실을 지난 11일 공시했다. 사고금액은 26억1000만원으로 발생일은 지난 2023년 9월이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으로부터 주요 정보사항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지 약 2년 만에 해당 사실을 발견한 셈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에도 20억1255만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 대출 사기 발생을 공시한 바 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19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다. 이 역시 영업점으로부터 주요 정보사항 보고를 접수해 발견한 것으로 처음 사고가 발생한 지 6년 만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6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2월 7일 전세사기 22억2140만원, 4월 18일 내부직원의 신용등급 조작 대출(업무상 배임) 21억8902만원, 5월 2월 대출사기 20억7450만원과, 9일 장기 미분양 상가 담보 사기 대출(업무상 배임) 46억1300만원 등이 이어졌다.
다른 은행들 역시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2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지난 2월 7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 19억9800만원과, 3월 7일 직원 횡령 17억721만원이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2021년 12월 17일부터 지난해 7월 2일까지 3년간 수출입 무역 어카운트 관련 업무를 맡으며 고객의 돈을 빼돌린 혐의로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하나은행에서는 올해 5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4월 14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 350억원과, 23일 부당대출·사적금전대차·금품수수 74억7070만원에 이어, 5월 2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총 63억7441만원 규모의 금융사고 3건을 잇따라 공시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2건의 사고를 공시했다. 2월 11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 16억5762만원과, 4월 3일 외부인에 의한 과다대출 204억9310만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4개 시중은행에서 올해 들어 발생한 사고는 15건, 금액은 904억2151만원에 이른다. 하나은행 488억4511만원, 농협은행 221억5072만원, 국민은행 157억2047만원, 신한은행 37억521만원 등이다.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사고가 적어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토스뱅크는 27억8599만원 규모의 직원 횡령 사실을 지난달 19일 공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나라 증시 부양을 기치로 내걸고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자본시장 영구퇴출)' 등의 강력한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조직 개편 이후 은행권의 고질적인 배임과 횡령 등 사고 반복에 대해서도 회사 책임과 관련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