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반사이익?’…지방 청약시장 여전히 침체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수도권 규제를 강화한 6·27 부동산 대책으로 지방 청약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미달 단지가 속출하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비수도권 지방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 16곳 가운데 10곳(62.5%)은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충남 부여군의 A 단지는 413가구 모집에 37건만 신청됐고, 충남 아산의 B 단지는 450가구 모집에 불과 10건의 접수에 그쳤다. 부산진구의 C단지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음에도 691가구 모집에 288명만 신청해 미달됐다.

그나마 전북 정읍의 D 단지는 212가구 모집에 365건이 몰려 평균 경쟁률 1.72대 1을 기록했지만, 전용 84㎡의 경우 196가구 모집에 216건이 접수돼 1.1대 1에 그쳤다.

6·27 대책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 원 제한 △6개월 내 전입 신고 의무 △다주택자 주담대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투자 수요가 규제에서 벗어난 지방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실제로는 관망세가 확산되며 청약 열기가 식은 모습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5.1로 전월 대비 21.9p 하락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경북(100.0→57.1), 전남(91.7→60.0), 충북(80.0→50.0), 경남(100.0→75.0), 강원(90.9→66.7), 대전(100.0→78.6) 등 비수도권 지역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입지가 뛰어난 단지에는 여전히 청약 열기가 집중됐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1961가구 모집에 9885건이 몰리며 평균 5.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부산 수영구 남천동 ‘써밋리미티드 남천’은 720가구 모집에 1만6987명이 몰려 흥행했으며, 전용 84㎡는 24가구 모집에 7840명이 지원해 326.67대 1이라는 고경쟁률을 나타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020~2021년과 달리 현재는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는 시기”라며 “부산의 경우 상위 20% 입지에 해당하는 지역만 청약 흥행이 가능하다. 보다 강력한 세제 혜택이 뒤따르지 않는 이상 지방 청약시장이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