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할인쿠폰 6000원에도 관객 증가 9.3%…‘무지성 관람’ 無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부가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배포한 6000원 할인 쿠폰이 기대만큼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25일부터 8월 6일까지 할인 이벤트 기간 중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에 그쳤다. 티켓 가격 기준으로는 평일 42.8%, 주말 40%에 달하는 할인폭이었지만, 관객 수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영화는 결국 콘텐츠가 관객을 부른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쿠폰이 배포된 7월 25일에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앱에 동시 접속이 몰리며 서버가 마비되는 등 높은 관심이 확인됐지만, 정작 극장 관객 증가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문화가 있는 날’인 7월 30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날에 10% 이내의 증가폭에 그쳤고, 일부는 오히려 줄기도 했다.

관객은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에 대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쿠폰은 무용지물이다 .그 사례로 대작 판타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개봉 시기와 쿠폰 배포 시점이 맞물렸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좀비딸’과 ‘F1 더 무비’는 뚜렷한 재미와 장르적 특색을 무기로 300만 명, 350만 명 관객을 각각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 할인 쿠폰의 사용 기한은 8월 2일까지이며 아직 소진되지 않은 쿠폰도 상당수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남은 쿠폰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흡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전 예매량만 20만 장을 넘긴 현재, 영화 할인 쿠폰이 한국영화가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에 의해 소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결국 할인 혜택이 엉뚱한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