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일반기계·K-식품 수출 타격…FTA 효과 상실에 하반기 수출전선 '적신호'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7월 한국의 대미 수출이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호조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지만, 자동차 부품과 철강 수출 감소로 전체 순위는 아세안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자동차 품목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누려왔던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고 미국 정부가 15%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면서 하반기 수출 전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미 수출은 1.4% 증가한 10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자동차부품은 6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3%, 철강은 2억1000만 달러로 16.9% 감소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4월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자동차 수출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이번 관세 협상으로 기존 25%였던 자동차 관세가 15%로 줄어들었지만, 우리 기업들이 FTA를 통해 누려온 무관세 혜택은 소멸됐다.
반면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기존에 2.5% 관세를 부담했기에, 이제는 동일한 15% 관세를 적용받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기존 대비 2.5%포인트의 경쟁력 손실을 입게 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소비자 가격 반영이다. 현재까지는 한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미국 내 가격을 동결하고 있지만, 관세 인상분이 점차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전기차 세액공제 기한을 앞당기는 미국의 새로운 세제 개편안(OBBBA)이 시행될 경우, 한국산 전기차의 수출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자동차 외에도 일반기계 부문 역시 지속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주택경기 둔화와 관세 여파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대미 일반기계 수출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1월 -30%, 2월 -24.5%, 3월 -10.4%, 4월 -22%, 5월 -2.2%, 6월 -7.1% 등 감소 폭은 다소 완화됐지만 회복세는 미진하다.
FTA 적용 품목이었던 식품과 화장품 등 K-브랜드 제품들도 관세 부담이 커진다. 라면의 경우 기존 0%에서 15%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의 경우 라면에 대해 21.4%(15%+6.4%)의 관세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한국 제품이 여전히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그동안 FTA로 인해 확보했던 가격우위가 사라지면서 하반기 수출 여건이 더욱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수출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고 대체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내수 확대와 무역구제 강화, 기술개발에 대한 세제·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종합 대응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미 수출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교역 환경의 변화에 맞춰 시장 다변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수출기업들의 안정적 수출 여건 조성을 위해 총력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