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CEO 또 교체…중대재해 잇따르자 7개월 만에 사임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대표이사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잇단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취임 7개월 만에 전격 사임했다.

지난해 9개월 만에 교체된 전임 전중선 대표에 이어 또다시 최고경영자(CEO)가 인명사고 여파로 물러나며, 포스코이앤씨는 ‘CEO 잔혹사’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6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반복된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관리 실패가 아닌,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회사의 존립 가치는 안전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3년 만에 배출된 내부 출신 CEO로, 취임 직후부터 현장 안전관리 강화를 내세우며 기대를 모았지만, 취임 한 달도 안 돼 경남 김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건설현장 추락사, 함양~창녕 고속도로 공사현장 사망사고까지 이어지며 올해에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사업장에서의 반복적인 사고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똑같은 장소, 똑같은 방식의 사고를 방치하는 것은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후 정 대표는 전국 모든 현장의 공사를 중단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안전점검을 마친 사업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 추정 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지자 사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포스코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2022년에는 단 한 건의 사망사고도 없었지만, 2023년 1건, 2024년 들어서는 벌써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사고가 잇따르며 CEO 교체가 반복되자, 포스코그룹은 근본적 안전체계 개편에 나섰다. 장인화 회장 직속으로 ‘그룹안전특별진단TF팀’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와 함께 전 사업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김현출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은 “회사 내부에서만 제도의 문제점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외부 안전기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전면적인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TF는 학계, 산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현장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과 함께 시스템·인프라 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사업회사 단위의 분산된 안전관리 체계를 그룹 중심의 통합형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반복되는 인재를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