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 본격화…壓축 수업·더블링에 교육 질 우려 커져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8월 들어 각 의과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하면서 복귀 의대생들의 본격적인 학사 일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압축 수업과 온라인 강의가 도입되는 가운데,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복귀 과정에서의 ‘특혜 논란’도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들은 이번 주부터 본과 수업을 본격화했다. 의사 국가시험 일정을 반영해 본과 4학년은 2026년 8월, 본과 3학년은 2027년 2월 또는 8월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과 1·2학년은 2026년 3월, 본과 1·2학년은 각각 2029년과 2028년 2월 정상 진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방학과 여름 학기 등을 활용해 미이수 학점을 보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이수 기간을 대폭 단축한 수업이 진행되면서 교육의 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경희대 의대는 예과 외에도 본과 1·2학년생들에게 17주 분량의 강의를 단 6주 만에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이수하도록 했고, 수업 후 진행되는 추가 기말고사에서 통과하면 유급 없이 진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희대 측은 “강의 수와 내용은 동일하며, 실습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해명했지만, ‘속성 진급’이라는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복귀생이 몰리면서 전국 의대에는 ‘더블링’ 문제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이탈한 2024학번과 올해 입학한 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들으며, 약 7500명이 의대 교육을 동시에 받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교원, 기자재 등 인프라는 최대 5000명 수준까지는 감당 가능하지만, 이를 초과한 수요에는 현실적 한계가 뚜렷하다. 특히 병원 실습이나 향후 전공의 수련 등에서 △물리적·인적 자원의 한계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의정 갈등 여파로 다수의 전임교수가 사직해, 교육 현장에 큰 공백이 생겼다”며 “의예과 1학년 학생 수가 기존 대비 4.25배 증가한 대학도 있다”고 밝혔다.
교수 1인이 동시에 복귀생과 신입생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 현실도 교육의 질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
한편, 국민 여론은 ‘복귀 특혜’ 논란으로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의대생·전공의 복귀 특혜 반대’ 청원은 4일 오후 기준 8만9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극단적인 집단행동 이후 책임 없이 복귀를 허용하는 것은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의대교수협은 성명을 통해 “학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의사’라는 초심을 되찾고 돌아왔다”며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국민 신뢰 회복과 의학교육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