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위기경보 ‘경계’·2단계 격상…전남·전북 물 폭탄에 1,400여 명 긴급 대피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정부가 재난 대응 단계를 격상했다. 3일 밤부터 4일 새벽 사이 전남 무안과 전북 군산 등지에는 각각 290㎜, 231㎜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렸으며,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풍수해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하고,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행정안전부는 4일, 광주·전남·전북·울산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됨에 따라 중대본이 3일 오후 11시 30분부로 2단계로 전환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호우로 전남 무안에는 289.6㎜, 군산 231.0㎜, 함평 168.5㎜, 광주 139.0㎜, 곡성 105.0㎜, 담양 103.0㎜, 남원 82.1㎜, 고창 71.8㎜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다. 특히 무안에서는 한 시간 동안 142.1㎜가 쏟아져 기상 당국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은 충남·전라·경남권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시속 30~80㎜에 달하는 집중 강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행히 현재까지 공식적인 인명 및 시설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3일 오후 9시 30분 기준으로 전남·전북·울산 등 4개 시도 13개 시·군·구에서 1,044세대 1,415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가운데 979세대 1,319명은 임시주거시설로, 65세대 96명은 친척집 등으로 이동한 상태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안전 조치가 강화됐다. 북한산, 지리산, 무등산 등 14개 국립공원 410개 탐방로와 둔치주차장 74곳이 전면 통제됐으며, 세월교 96곳, 지하차도 5곳, 하천변 100구역, 도로 2곳, 하상도로 2곳의 출입도 제한됐다. 또한 익산과 광주송정을 오가는 일반열차는 한때 운행이 중단됐다가 밤 9시 26분경 정상화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호우 경보 지역의 위험 지역에 대한 통제와 주민 사전 대피에 철저히 대비해달라”며 “국민들께서는 새벽 시간 외출을 자제하고, 산사태나 급류 우려가 있는 지역에는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현장에서 활동 중인 공무원, 경찰, 소방 인력과 대피 지원 인력에 대해서도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시 대피한 주민들에게는 “강수 종료 후에도 산사태나 침수 등 2차 피해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귀가를 미루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