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나이트 투어·야시장·조명쇼…무더위 속 中 여름밤 수놓는 '야간 관광'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중국 전역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가 진 뒤의 ‘야간 관광’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후난(湖南)성 장자제(張家界)에 위치한 톈먼산(天門山) 국가삼림공원. 밤이 되자 천연 동굴 톈먼둥(天門洞)으로 이어지는 999개 계단에 조명이 켜지며 산 전체가 불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딩윈쥐안(丁雲娟) 톈먼산 관광지 직원은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피해 최대한 늦은 오후에 도착하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며 밤 9시까지 머무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이 어둠 속에서도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야간 조명쇼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후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톈먼산을 찾고 있으며 그중 ‘톈먼둥 야간 투어’는 톈먼산의 새로운 볼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소비의 60%가 야간에 발생하고 있으며 관광객 1인당 야간 소비는 주간 소비를 3배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중국관광연구원은 2024년 국내 야간 관광 총 지출액을 약 1조9천100억 위안(약 368조6천300억원)으로 추산했다.

중국의 ‘화로(火爐)’ 도시 중 하나로 알려진 후난성 창사(長沙) 역시 야시장, 조명쇼, 야간 공연 등에 힘입어 여름철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중 1천200년 역사를 지닌 퉁관야오(銅官窯) 유적의 당(唐)대 문화 테마파크에서는 조명쇼, 불꽃놀이, 길거리 음식, 라이브 음악 등 다양한 야간 프로그램이 자정까지 펼쳐진다.

장닝(張寧) 둥관야오 테마파크 관광지 부사장은 이곳에서 밤 시간에 매운 샤오룽샤(小龍蝦·민물가재) 요리를 맛보고 맥주 대회에 참여하는 동시에 무형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알아갈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운영 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한 7월부터 야간 방문객 수가 20% 가까이 증가했다.

관광 명소 외에 중국 극장가에서도 나이트라이프의 열기는 뜨겁다.

주말에만 문을 열던 창사시 톈신(天心)구의 샹성(相聲) 극장 ‘샤오궁창(笑工場·웃음 공장)’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매일 밤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샤오궁창’의 매니저는 “이곳에서 배우들은 중국 전통 만담인 샹성에 힙합과 즉흥 연기를 결합한 공연을 선보이고 관객들은 공연 사이사이 차를 마시고 간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링(張靈) 창사시 톈신구 문화여유국 국장은 극장이 상권에 유동 인구를 유입시키고, 반대로 쇼핑객이 극장을 찾기도 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극장 공연, 음식, 야간 투어를 결합한 테마 노선을 프로모션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야간 관광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여름철 야간 경제의 활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