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단 '농산물 개방 방어'…"광우병 시위 사진으로 美 설득 협상 타결"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정부가 미국과의 긴박한 무역 협상 끝에 상호관세 인하와 대규모 산업협력을 포함한 합의에 도달한 가운데,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에 대한 신속한 투자를 요청했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직접 제안했다고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협력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재명 대통령과 조속히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한국 협상단은 ‘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이름의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은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외에도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소 건립, 인력 양성, 공급망 재편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의 조선 산업 부활과 동시에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내 조선 수요에 한국 조선업이 공동 대응하게 되면서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 막바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투자 금액을 요구하며 줄다리기가 벌어졌으나, 결국 양측은 합의에 도달했다. 철강 부문에 대한 50% 관세 인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방위비 증액이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등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민감했던 사안 중 하나인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에 대해서는 한국이 방어에 성공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측의 압박이 상당했지만, 광우병 사태 당시 시위 사진 등을 제시하며 한국 내 여론의 민감성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과의 만남에서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2주 내로 백악관에서 열자고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에 만나자’는 말을 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결과는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 협력 기반을 확대한 데 의미가 있으며, 협상단은 현지 일정을 마무리하고 31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