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 0.6% 성장…‘수출·소비’로 버티고 ‘투자’는 부진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2025년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기 대비 0.6% 성장하며 1년 넘게 이어진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났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고, 민간소비 역시 반등에 성공하며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다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부진은 여전해 회복세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기록한 1.2% 이후 최대치로,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였던 0.5%를 상회한 수치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1분기 1.2%의 깜짝 성장을 기록한 이후 2분기 -0.2% 역성장을 시작으로 3분기와 4분기, 올해 1분기까지 연속으로 0.1% 이하의 미미한 성장률에 머물렀다. 이러한 부진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보기 힘든 수준이었다.
이번 반등은 무엇보다 수출의 힘이 컸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늘어나며 전체 수출은 4.2% 증가했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수입 역시 원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3.8% 늘어났다.
민간소비도 오랜만에 회복세를 보였다. 승용차, 오락문화 등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증가하며 0.5% 성장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지출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 부문이 모두 줄어 1.5% 감소했고,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제조기계 등의 감소로 1.5% 줄었다.
성장기여도 측면에서 민간 부문은 0.5%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분기의 마이너스(-0.3%포인트)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정부 부문은 0.1%포인트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순수출 기여도는 0.2%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내수 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크게 개선됐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2.7%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부동산업 등의 증가로 0.6% 늘었다. 반면, 건설업은 4.4% 감소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3.2% 줄었다. 농림어업 역시 어업 부진으로 1.4% 감소했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 증가해 GDP 성장률(0.6%)을 크게 웃돌았다. GDI는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수지를 반영한 지표로, 국내 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의 영향은 우리 기업의 빠른 대응과 시차 등의 요인으로 제한적이었다”며 “수출과 소비가 선방했지만 투자 부문 침체가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