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전세 3채 중 1채 ‘역전세’…인천·대구는 절반 이상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전국 빌라(연립·다세대) 전세 거래의 약 3분의 1에서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역전세’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과 대구 등 지방 광역시는 절반 이상의 전세가가 하락하며 시장 침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와 2025년 상반기 사이 지하층을 제외하고 전세 거래가 있었던 전국 연립·다세대 주택 1만4550곳을 분석한 결과, 동일 평형에서 전세 보증금이 하락한 거래는 전체의 31.9%인 4641건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평균 1억2116만원에서 1억587만원으로 전셋값이 1530만원(9.7%)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은 7.0%, 세종 5.2%, 전북 5.0%, 대전 4.3%, 부산 3.5% 순으로 주요 광역시의 빌라 전셋값이 일제히 떨어졌다.
서울은 같은 기간 2억3089만원에서 2억3579만원으로 2.4%(489만원) 소폭 상승했으나, 아파트 전세가격이 평균 11.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역전세 비율은 더욱 두드러졌다. 인천은 70.2%로 가장 높았고, 대구 64.3%, 경북 52.9%, 전북 51.4%로 절반 이상이 전세가 하락을 겪었다. 전국적으로는 평균 전세보증금이 1억8268만원에서 1억6518만원으로 1751만원(1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임대인이 평균 1800만원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음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6·27 대책 이후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전세 수요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현재 임대차 시장은 아파트와 빌라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세입자와 임대인 모두 상반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며 “특히 빌라 전세시장의 역전세 문제는 향후 보증금 반환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