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가축 99만 마리 폐사…'비'에 침수, '폭염'에 폐사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연일 이어진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올여름 가축 폐사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침수된 축사에 이어, 곧바로 찾아온 불볕더위가 가축들을 잇따라 쓰러뜨리면서 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3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발표한 ‘국민 안전관리 일일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99만8203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9252마리가 폐사했던 것에 비해 약 20배나 늘어난 수치다.
폐사 가축 중 돼지는 4만891마리, 닭·오리 등 가금류는 95만7312마리에 달했다. 특히 지난 21일 하루 동안에만 폭염으로 돼지 1179마리, 가금류 4만4134마리 등 총 4만5313마리가 폐사하면서, 단 하루 만에 작년 두 달간의 피해 규모에 육박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집중호우로 인한 응급 복구 작업도 긴박하게 진행 중이다. 22일 오후 6시 기준 응급복구 대상은 총 8163건으로 이 중 절반인 4064건이 완료됐으며, 나머지 4099건은 복구가 진행 중이다. 피해를 입은 사유시설 3534건 중 1786건, 공공시설 4629건 중 2278건의 복구가 각각 마무리됐다. 피해 현장조사가 계속되면서 향후 복구 대상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도 적지 않다. 22일 오후 3시 기준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산청에서만 10명이 사망했으며, 경기도 가평 3명, 포천 1명, 오산 1명 등 총 5명,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 3명, 광주 북구에서 1명이 숨졌다. 실종자는 산청과 가평에서 각각 4명, 광주 북구에서 1명이 보고됐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2003세대 2927명의 이재민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응급·취사·일시구호세트 4516개와 심리적 응급처치 403건 등을 지원한 상태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가축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