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韓 경제전망 대폭 하향…수출 위축·건설 감소 여파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부동산 경기 침체, 건설 투자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ADB는 23일 발표한 ‘2025년 7월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의 내년도(2026년) 성장률 전망도 1.6%로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췄다. 2025년 성장률 전망은 지난 4월 제시한 1.5%보다 무려 0.7%포인트 낮춘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의 하방 요인은 △건설 투자 축소 △수출 부진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 약세 등이다. 다만 ADB는 6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새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내수 회복 가능성을 일부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가 미국의 관세 인상 및 국제 무역 갈등 등 외부 변수에 의해 상쇄될 것으로 분석했다.

2026년 성장률 하향 조정의 배경 역시 지속적인 무역 불확실성과 대외 요인들에 기인한 것으로 ADB는 설명했다. 반면 올해와 내년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모두 1.9%로, 기존 전망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ADB는 이번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 전체 성장률 전망도 낮췄다. 2025년 지역 성장률은 4.9%에서 4.7%로, 2026년은 4.7%에서 4.6%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원인은 글로벌 무역 둔화, 미-중 갈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해상운송 차질, 국제유가 상승, 그리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진단됐다.

한국 외에도 홍콩(2.3%→2.0%), 인도(6.7%→6.5%), 필리핀(6.0%→5.6%), 말레이시아(4.9%→4.3%), 싱가포르(2.6%→1.6%), 태국(2.8%→1.8%) 등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낮아졌다. 반면 중국(4.7%), 인도네시아(5.0%)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으며, 대만(3.3%→3.5%), 베트남(5.6%→6.3%)은 상향 조정됐다.

ADB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 회복력이 국가별 정책과 외부 변수에 따라 상이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정책 변화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