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도 6억 규제에…강남 매수심리 '멈칫'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특히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대표 재건축 단지들이 있는 강남권에서도 “거래보다는 관망”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는 내리지 않지만, 거래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일부 급매물이 간헐적으로 등장하지만 성사는 드문 편”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전입·처분 의무 등을 강화한 긴급 가계부채 대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이 조치로 실거주 외의 수요는 사실상 차단됐고, 갭투자도 어려워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3억원인 상황에서 6억원 대출 제한은 거래를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9% 상승하며 오름세는 유지됐지만 상승폭은 3주 연속 둔화했다.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전주 0.37%에서 0.26%로 상승폭이 줄었고, 강남구는 0.15%, 서초구 0.32%, 송파구 0.36%로 모두 둔화세를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다. 서울 지수는 100.8로 전주(101.9)보다 하락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관망 시장’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가 단기적으로 과열된 주택 시장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장기적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이후 거래절벽 현상이 불가피하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주택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