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르곤 국립연구소 강동현 연구원 "다양성 배제한 한국 연구문화 바껴야"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나이와 논문 스펙만 따지는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한국의 이공계 인재 유출은 계속될 것”
美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연구 중인 강동현 책임연구원은 최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연구 환경의 경직성과 편견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석·박사 과정을 다소 뒤늦게 시작한 그는 “한국에서는 나이와 경력이 벽이 됐다”며 “정작 미국은 연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주최한 '광복 8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후손 과학기술인과의 만남' 세미나에 세계 각지의 독립유공자 후손 7인의 과기인으로 초청됐다.
“나이도, 논문 이력도 따지지 않았다. 산업 경험이 오히려 연구 스케일업에 도움이 될 거라며 높이 평가했다”
강 박사는 “아르곤연구소는 에너지 분야의 전략 기술을 다루지만, 연구자에게 자율성을 주고 새로운 시도를 믿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며 “전략 기술 분야라도 가능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미국의 접근이 부럽다”고 덧붙였다.
신진 연구자뿐 아니라, 은퇴한 원로 과학자들이 잇따라 중국으로 향하는 현실도 한국 과학계가 직면한 문제다. 지난해 이기명 전 고등과학원 부원장, 최근 이영희 성균관대 석좌교수(HCR) 등이 중국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강 박사는 “단순히 인재 유출을 탓할 게 아니라, 연구자에게 기회를 주는 제도와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모두 인재를 잃게 된다”고도 경고했다.
강 박사는 한국이 재외 한인 이공계 인재를 다시 끌어들이려면 ‘편견 없는 연구환경’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앞서 서강대에서 무기화학 석사를 마친 뒤, 2016년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에서 재료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