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평균기온 역대 최고…곳곳 ‘이른 열대야’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2025년 6월,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여기에 장마도 평년보다 빠르게 시작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평년보다 1.5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남동쪽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자주 불며 기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6월 하순 들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강한 일사가 더해지면서 무더위가 심화됐다.
지난달 27일부터는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29~30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6월 중 일평균기온 최고 기록이 경신되며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이어졌다. 열대야도 예년보다 훨씬 이르게 나타났다. 18일 강릉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한 데 이어, 19일에는 대전, 대구, 광주 등 12개 지역에서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기록됐다. 서울 역시 6월 열대야가 4년 연속 나타났다.
6월 폭염일수는 평균 2.0일, 열대야일수는 0.8일로 모두 역대 두 번째로 많았고, 기온뿐 아니라 강수량도 증가했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187.4㎜로 평년 대비 126.6%에 달했으며, 강수일수는 10.5일로 평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13~14일에는 중국 상하이 부근 열대저압부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며 남부지방과 제주에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같은 날 부산에서는 1시간 강수량 61.2㎜를 기록하며 6월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어 20~21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 찬 공기의 충돌로 정체전선이 발달하며 충청과 전북 지역에 또다시 150㎜ 이상의 폭우가 내렸고, 수도권에는 시간당 50㎜ 이상 강한 비와 천둥·번개가 동반됐다.
장마도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 제주도는 6월 12일, 중부와 남부지방은 1920일께 장마가 시작돼 각각 평년보다 7일, 56일, 3~4일 앞섰다. 이는 필리핀 인근 활발한 대류와 북태평양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고기압 세력이 평년보다 빠르게 확장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6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온도는 19.3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3도 낮았으며, 최근 10년 중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봄철 낮은 해수면온도의 영향이 여전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6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하고 있으며, 무더위로 인한 인명과 건강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