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앞두고 닭고기·배추·수박까지 '줄인상'…여름 먹거리 물가 비상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초복을 앞두고 닭고기를 비롯한 여름철 주요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삼계탕 수요가 급증하는 육계는 이미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배추와 수박, 참외 등도 기온 상승과 수급 요인으로 인해 가격 오름세가 예고됐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농업관측 7월호’에 따르면 7월 중 육계 산지가격은 ㎏당 2000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월(1892원) 대비 5.7%, 전년(1563원) 대비 27.9% 오른 수준이며, 평년(1743원)과 비교해도 14.7% 상승한 수치다. 예년에도 복날 성수기를 앞두고 닭고기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4~5월부터 20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고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닭고기 가격 상승 배경에는 브라질산 수입 제한 조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해 해당 지역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공급이 위축됐고, 이에 따라 국내 가격이 자극을 받았다. 최근 브라질 내 미발생 지역산의 수입이 재개되고, 대체국인 태국산 닭고기 또한 이달 하순부터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지만, 시장 안정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대응해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와 함께 닭고기 할인 행사를 추진하며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설 방침이다.
여름채소와 과일 가격도 상승세다. 여름배추의 7월 도매가격은 10㎏당 1만1000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5.3%, 평년 대비로는 14.6% 높은 수준이다. 농업관측센터는 “7월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하나, 봄배추 저장량이 줄면서 전체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노지봄배추는 재배면적이 확대됐지만 생육기 고온 지속으로 병해와 생리장해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수박의 경우 가락시장 도매가격이 ㎏당 2400원 내외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2300원) 대비 4.3% 상승한 수치로, 참외 등 대체 품목 가격 상승과 기온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참외는 10㎏당 2만8000원으로, 전년(2만6200원)보다 6.9% 높은 가격이 예고됐다.
이와 함께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으며, 전월에 비해서는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 가능성 등 기상 변수로 인한 수급 불안은 여전히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이에 선제적으로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고온에 민감한 호냉성 작물인 배추의 수급 관리를 위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된 3만5500톤 규모의 가용물량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비축, 출하 조절, 유통업체 약정 물량 등을 모두 포함한 조치로, 시장 수급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