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2.2% 상승…먹거리·국제유가 영향에 물가 부담 가중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먹거리 가격 고공행진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며 6월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16.31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5월(1.9%)에서 한 달 만에 반등한 결과다.
농축수산물은 1.5%, 공업제품 1.8%, 전기·가스·수도 3.1%, 서비스는 2.4% 각각 상승하며 전반적인 오름세가 확인됐다. 특히 먹거리 부문은 축산물 4.3%, 수산물 7.4%, 가공식품 4.6%, 외식 3.1% 등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산물은 2023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농산물 가격 하락폭은 전달 -4.7%에서 -1.8%로 줄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돼지고기(4.4%), 쇠고기(3.3%), 고등어(16.1%), 마늘(24.9%), 달걀(6.0%), 빵(6.4%), 김치(14.2%), 라면(6.9%), 찹쌀(33.0%) 등이 큰 폭으로 올랐으며, 특히 달걀과 라면은 각각 3년 5개월,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사과(-12.6%), 배(-25.2%), 파(-18.5%), 당근(-30.6%) 등 일부 농산물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지난달 -2.3%였던 석유류 가격이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0.3% 오르며 반등했다. 자동차용 LPG는 10.6% 상승했고,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6%)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기료는 0.4% 하락했다.
서비스 항목 중에서는 보험서비스료(16.3%), 가전제품수리비(25.8%), 공동주택관리비(4.3%) 등 개인서비스 부문의 상승폭이 컸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축산물은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농산물의 하락폭이 줄고, 가공식품 등의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가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수산물은 고수온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 달걀은 산지 가격 인상, 가공식품은 원재료비·환율·인건비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근원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OECD 기준 근원물가는 2.0%, 한국식 기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으며, 이 중 식품은 3.2%, 식품 외는 2.1%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1.7% 하락했지만, 신선어개는 7.5%, 신선채소는 0.2% 상승했고 신선과실은 7.6% 하락했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유가 상승과 가공식품 가격 확대가 6월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배경"이라며, "기상 여건과 글로벌 시장 변수에 대비해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민생과 밀접한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주요 식품원료 할당관세 적용 지속 △가격·수급 변동요인 신속 대응 등의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