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산업생산 1.1% 감소…투자·소비 동반 부진에 경기 위축 우려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5월 산업생산과 투자가 나란히 큰 폭으로 줄어들며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하며 반등에 실패했고,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와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모두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의 부진에 더해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통계에 반영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4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해 5~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생산이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광공업 생산은 의약품(-10.4%)과 금속가공(-6.9%) 부진 영향으로 전월 대비 2.9%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도 의약품, 금속가공 등의 하락세로 전월 대비 3.0% 줄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최창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의약품의 경우 일부 업체가 단가가 낮은 제품 비중을 확대했고, 일부는 재고 확보를 이유로 생산량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생 부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해 5월부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감소가 나타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와 컴퓨터가 증가했지만 자동차와 금속가공 부진으로 전월 대비 1.6% 감소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7%로 2.1%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통신기기, 의복 등 일부 품목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줄어들며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승용차 판매가 늘었으나 화장품과 신발·가방 등에서 감소세가 이어지며 0.2%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4.7% 줄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3~5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기타운송장비에서는 소폭 증가했지만, 반도체 제조용 기계류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건설기성도 건축(-4.6%)과 토목(-2.0%) 부진으로 3.9% 감소했고, 건설수주는 건축 부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토목 부문이 급감하며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한편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악화됐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내려 4개월 만에 모두 감소 전환했다. 최 과장은 “최근 경기 회복 흐름이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꺾였다”며 “향후 경기 추이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