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소규모 단지도 '들썩'…강남·한강벨트 틈새 수요 몰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동안 저평가받던 나홀로 아파트나 소규모 단지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과 한강벨트 주요 지역에서는 소규모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실수요·투자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유입되며 틈새시장의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3개동 339가구 규모의 ‘삼성동롯데’ 전용 92㎡(27층) 매물이 감정가 23억8000만원보다 3억7000만원 이상 높은 27억5849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5.9%에 달하며 응찰자수도 38명에 달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강점이 흥행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서초구 우면동의 31년차 구축단지인 동고아파트 전용 77㎡(12층) 매물도 8명이 응찰해 12억8899만원에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101.9%를 기록했다. 5개동 330가구 규모의 소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면산 인접 등 쾌적한 입지가 매력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시장에서도 소규모 단지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매봉삼성’ 전용 83㎡는 최근 16억3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5개월 전보다 3000만원 상승했다. 마포구 합정동 ‘일신건영휴먼빌’ 전용 84㎡는 1년 만에 2억7500만원 오른 10억2000만원에 지난달 말 손바뀜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최근 서울 전반의 매매가 상승세와 맞물려 가격 격차가 적은 중소규모 단지에도 투자 및 실거주 수요가 유입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역세권이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입지 좋은 단지일수록 대단지 못지않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 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남구(0.75%), 서초구(0.65%), 송파구(0.70%) 등 강남 3구를 비롯해 성동구(0.76%), 마포구(0.66%), 용산구(0.61%), 강동구(0.69%) 등 한강벨트 주요 지역에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DSR 규제가 적용되면서 중저가 아파트의 상대적 매력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급지와의 갭 메우기 장세가 본격화하면서 동 단위, 구 단위, 더 나아가 수도권 광역권 단위까지 갭 메우기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