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세 속 수출 반등 조짐…대미 수출 3개월 만에 증가 기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지난 5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우리나라 수출이 6월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가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미 수출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며 수출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20일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은 387억 달러, 수입은 361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8.3%, 수입은 5.3%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2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같은 기간 21.8% 급증했고, 자동차(9.2%), 선박(47.9%), 자동차 부품(5.2%) 등도 고르게 상승했다. 반면 석유제품(0.5%)과 무선통신기기(33.1%) 등 일부 품목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국가별 수출 흐름을 보면, 미국(4.3%), 유럽연합(23.5%), 대만(46.3%) 등으로는 증가했지만, 중국(-1.0%)과 베트남(-4.3%)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반도체(19.0%), 기계류(8.8%), 가스(9.3%) 등이 늘었고, 원유(-0.6%), 석유제품(-17.4%)은 줄었다.

이러한 흐름은 5월과 대비해 뚜렷한 회복세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57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며, 수입도 5.3% 줄어들었다. 수출 감소가 수입 감소와 맞물리며 2월부터 이어진 무역흑자는 지속됐지만, 경기 위축 속 수입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6월 들어 반도체가 다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반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미 수출의 경우, 4월과 5월 각각 -6.8%, -8.1%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6월에는 증가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6월 들어 20일까지 미국으로의 수출은 4.3% 늘었으며, 남은 기간 수출 감소가 크지 않다면 플러스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수출도 반등이 예상된다. 최근까지 대미 관세(25%) 부과 여파와 시장 부진으로 3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유럽연합(EU) 전기차 수출 호조 등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수출은 5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 악화는 잠재적인 리스크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이 새로운 긴장 국면에 접어들며, 우리 수출입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중동 정세 변화가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유사시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회복세와 대미 수출 증가 흐름이 유지된다면 6월 수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하반기 수출의 안정적인 회복세를 위해선 정부의 선제적 대응과 기업들의 전략적 수출 다변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